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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러기 아빠의 건강은 누가 책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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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러기 아빠의 건강은 누가 책임질까?
  • 김훈
  • 승인 2014.06.23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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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기러기아빠들의 삶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특히 이들은 불규칙한 생활로 몸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외로움 등으로 정신 건강까지 위태롭기 십상이다.

기러기 생활을 좀 더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러기아빠들은 대개 40~50대로 건강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연령대다. 그런데 홀로 지내다 보니 대부분 생활 패턴이 쉽게 무너지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기러기아빠는 생활 리듬의 붕괴로 대사 장애 등 신체 질환을 겪기 쉽다"고 조언한다.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영양결핍, 체력저하 비만 등이 나타나고 만성두통에 소화불량, 어지럼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는 경고다.

또 생활 리듬이 깨진 상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심혈관질환 등 생활습관병을 키우게 된다.

실제 한 지역병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러기아빠 87명 중 52%(45명)가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러기아빠들은 무분별한 음주 습관으로 알코올의존증에 걸리는 예도 빈번하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기러기아빠들이 이 같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심리적, 성적으로 외로움을 겪으면서 대부분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경고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러기아빠들의 스트레스는 본래 심신이 아주 건강하던 사람도 견디기 어려운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러기아빠 3명 중 1명은 우울감을 느끼고 있지만 이들이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더라도 같은 생활의 반복으로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돌연사,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러기아빠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기러기 생활을 좀 더 건강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러기아빠들이 신체적, 정신적 힘겨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자주 만나면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떨어져 있는 가족을 대신해 옆에서 정서적인 지지를 해줄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운동이나 취미 등 다양한 동호회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러기아빠들은 홀로 지내는 자신을 슬프게 바라보는 연민의 눈초리를 받기 싫다는 이유 등으로 사적인 모임에 나가기를 꺼린다.

이럴 경우 고립을 자초하면서 마음의 병을 더욱 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오히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려고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참석할 때에는 과음을 삼가야 한다. 알코올은 우울이나 불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족 간의 공감대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다 보면 시나브로 문화적, 정서적 이질감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화, 이메일, 편지, 영상통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대화하고 일상을 공유하도록 한다.

다음으로 규칙적인 신가 등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식사의 경우, 단순히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식하게 되고 영양 섭취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돌보고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령, 쉽게 피곤하며 평소보다 의욕이 많이 저하되었다고 생각되거나, 잠이 오지 않고, 음주량이 늘면 정신과 등을 방문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 아닌지 점검한다.

평소 지병이 있다면 가까운 동료나 이웃에게 미리 알리고 비상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급하게 연락할 수 있는 비상연락처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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