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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소재 '지슬' 美선댄스영화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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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소재 '지슬' 美선댄스영화제 '대상'
  • 제주포커스
  • 승인 2013.01.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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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오멸 감독 작품,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대상 차지...한국영화로는 처음
▲ 오멸 감독
제주 '4·3'을 소재로 한 '지슬(감자의 제주어)'이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 축제로 꼽히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 화제가 되고 있다.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영화와 외국 영화(월드 시네마)로 나누고 다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부문을 나눠 총 4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심사위원대상(Grand Jury Prize)은 각 부문 최고의 작품에 주는 상으로 '지슬'은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 대상에 뽑혔다.
 
특히 한국영화가 선댄스영화제 극영화 경쟁 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슬'은 제주 출신인 오멸 감독과 제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 2억5천만원이라는 작은 예산으로 힘을 합쳐 만든 독립영화로 4·3 이후 잊힌 슬픈 역사를 65년 만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 알리게 됐다.

오멸 감독의 네번째 장편인 '지슬'은 4·3 당시인 1948년 11월 '해안선 5km 밖의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미군정의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흑백영화로 그렸다.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있던 마을주민 수십 명이 '지슬'을 먹으며 생존했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제주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에게 바치는 '진혼제' 형식을 띠고 있다.

  
 ▲ 오멸 감독 
특히 군인들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는 참상을 다루면서도 제주 특유의 유머와 해학을 녹여 희비극이 교차하는 진한 페이소스를 자아낸다.

순박한 마을 사람들은 군인들이 몰려온다는 얘기에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부랴부랴 산으로 피난을 떠나고, 산속 동굴에 숨어 굶주림에 지쳐가면서도 몇 알의 감자를 나눠 먹으며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을 한다. 이들이 동굴 속에서 아웅다웅 소소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따뜻하고 재미있게 그려졌다. '지슬'은 제주어로 감자를 뜻한다.

이에 앞서 '지슬'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 마자 평론가상, CGV 무비꼴라쥬상, 아시아영화진행기구상(넷팟당),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등 4관황을 차지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현재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네덜란드에서 개막한 제42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에도 초청에 이어 다음달 5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19회 브졸아시아국제영화제 장편영화 경쟁부문에도 진출해 있다.

한편 '지슬'은 오는 3월 1일 제주를 시작으로 3월 21일 전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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