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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통행금지' 이태원이 조용해졌다?...홍대 클럽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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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통행금지' 이태원이 조용해졌다?...홍대 클럽 가봤더니
  • 조한일
  • 승인 2011.10.16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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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성폭행 사건으로 지난 7일부터 30일 동안 야간통행금지 조치가 시행된 뒤 이태원 밤거리에서 미군 장병들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영외 거주자를 제외한 주한미군은 평일에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3∼5시 야간통행이 금지된다. 이와 함께 미군 헌병들은 통금 이후 이태원 일대에서 순찰활동을 강화했다. 이태원 일대는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뒤엉키고, 시비붙고, 엉망진창인 홍대 클럽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15일 홍대 근처의 한 클럽에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한국인과 미국인들이 떼지어 몰려들었다.

클럽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는 갈색머리의 파란 눈동자를 가진 외국인 3명이 눈에 띄었다. 클럽 관계자는 “주한 미군일 것”이라며 “하이에나 같이 먹잇감을 노리며 클럽에 온 것이다. 대부분 목적을 달성해야 클럽을 떠난다. 잘 안될 경우에는 행패도 부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미국인들의 손잡고 이곳을 빠져나가는 여성들을 볼 때면 안타깝고 걱정도 된다”라며 “최근에는 1시쯤이면 클럽을 나간다”고 밝혔다.

자정을 넘어 가자 홍대 클럽을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곧 이어 클럽 안에서는 '예상했던' 그림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대화가 불가능했다. 여자고 남자고 초면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저 흔들면 되고 지나가는 여자의 손목을 잡아끌면 그만이었다. 입구에서 만났던 파란 눈동자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한 20대 여성에게 그들이 다가갔다. 대화는 없었다. 곧 이어 갈색머리 외국인의 노골적 ‘대쉬’가 시작됐고, 약간의 소란이 발생했다. 한국인 여성이 항의하자 외국인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대화내용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외국인들과 소동을 일으킨 대학생 이모(24)씨는 “갑자기 뒤에서 껴안아 화들짝 놀랐다”라며 “요즘 미군들 범죄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흔한일이라 신경쓰진 않지만 지금은 많이 조심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오전 1께, 곳곳에서 사고 위험

홍대 앞 오전 1시께, 만취한 미군들이 지나가던 시민들을 희롱하는 등의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커다란 덩치에 ‘실실’ 웃으며 한국 여성들에게 말을 걸고 또 걸고 있었다. 길을 가던 한 미군 병사는 최근 주한미군의 여고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묻자 “대다수 미군들을 그렇지 않다. 성폭행은 한국 남성들도 많이 하지 않느냐. 그런 사람들은 법대로 처벌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여성을 성적으로 희롱하는 미군들의 이야기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홍대 입구역 근처에서 만난 회사원 최모(27.여)씨는 “최근 미군들에게 큰 일을 당할 뻔 했다”라며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 외진 골목길이었는데 너무 무서웠다. 돈 얘기를 꺼내더니 손부터 몸으로 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때가 ‘엽기적’인 성폭행 사건을 접한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라며 “그 주인공이 내가 될까봐 너무 두려웠다. 몇 번 실갱이를 한 뒤 대로변으로 냉큼 달려왔다”고 말하며 몸서리를 쳤다.

또한 최모씨는 “통금 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한국 여성들은 미군들의 성적 노리개일 뿐”이라며 “미군들은 그들만 놀 수 있는 지역을 따로 지정했으면 좋겠다. 아직도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던 맹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2004년 298건 324명에 이르던 주한미군 범죄는 2006년 207건 242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점차 증가해 지난해엔 316건 380명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중의소리=조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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