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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속에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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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속에 피는 꽃
  • 권용복 기자
  • 승인 2013.03.26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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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장지 위에 채색 70cm x 90cm     ©권용복 기자

세종호텔 세종갤러리에서 임영숙 초대전이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열린다.

임영숙 작가의 “밥 속에 피는 꽃”을 보고 있으면 밥 내음이 코 끗에 스민다. 가득한 밥을 보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이 듣다.

 
▲ 밥, 한지에 혼합재료, 130X130cm, 2013     © 권용복 기자

밥 속에서 꽃들이 마구 피어난다. 부드러운 흙에 뿌리내려야 할 꽃들이 뜨끈한 밥에서 탐스럽고 환하게 일어나는 모습은 사뭇 비현실적이다.
 
이른바 맥락의 도치가 일어나고 일상적 사물이 비일상적인 것으로 변화하는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따뜻한 밥 한 그릇으로 생명을 영위하고 또 다른 생을 이어 가는 존재다.
 
그러니 우리에게 밥은 생명을 환하게 밝혀내는 소중한 먹거리이자 목숨 그 자체다. 이제 밥에서 꽃이 피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꽃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를 은유하고 밥은 그 꽃을 피워내는 식량이 된다. 그래서 꽃들은 밥그릇 안에서 마구 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두툼한 한지에 오랜 시간 먹인 채색물감이 쌓이고 쌓여 꽃 한 송이를 공들여 피워냈다. 지난한 작업 과정 자체도 대지가 생명체를 피워내는 과정과 무척이나 흡사하다. 화면 가득 그려진 밥은 무수한 밥알들로 빼곡하다.
 
그 한 알, 한 알이 눈물겨운 목숨들 같고 그 밥을 먹고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처럼 가득하다.(박영택/미술평론, 경기대교수)문 의: Tel. 02)3705-9021 세종갤러리(세종호텔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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