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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협치’‘혁신’ 티셔츠...계파청산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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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협치’‘혁신’ 티셔츠...계파청산 뒷전
  • 김영대
  • 승인 2016.06.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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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위한 토론은 없고...밥그릇 챙기기 바쁜 워크숍
새누리당 정책 워크숍

[서울=동양뉴스통신]김영대 기자=10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주제는 협치와 혁신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대화로 생산적인 국회,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이라며“새누리당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이 다시 한 번 믿어주실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고 인사말로 시작했다.

서청원,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 당내 중진 대부분이 참가한 가운데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일치 단결을 다짐하며 의원 전원 명의의 계파 청산 선언문도 채택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은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를 옥죄어 왔던 분열과 작은 정치를 넘어 ‘대통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혁신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강연과 정책 토론 위주의 행사만 10시간을 메웠다.

워크숍 일정 자체가 ‘당 혁신’과 거리가 멀었고, 정작 고질병인 계파 청산을 위한 토론은 없었다. 그 대신 외부 인사들의 특강, 주요 정책 및 법안 설명, 그리고 영화 ‘태양 아래’ 단체 관람 등으로 일정이 채워졌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북한 인권 실상을 담은 영화를 함께 보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이 그렇게 한가로운 상황이냐”고 토로했다.

20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열린 ‘정책 워크숍’이었지만 3선 이상 의원들의 관심은 온통 상임위원장 ‘자리’에 쏠려 있었다.

상임위원장과 관련해서 정 원내대표는 워크숍 도중 상임위원장을 희망하는 의원들을 한곳에 모아 중재를 시도했다.  “의원들 간에 입장을 잘 나누고 양보해 좋은 출발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양보하겠다”는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워크숍 마지막 순서로 참석 의원들이 ‘다함께 협치, 새롭게 혁신’이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색 반팔 셔츠를 맞춰 입고 ‘계파 청산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은 “이 순간부터 계파라는 용어를쓰지 않을 것”이라며 실천 결의로, ‘대통합 정치 적극 실천’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20대 국회구현’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담은 내용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계파 간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얽혀 있는 무소속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 같은 첨예한 사안은 다루지 않은 채 말로만 혁신 선언문을 낭독한 셈”이라고 말했다.

당면한 핵심 문제는 제쳐두고, 혁신 위한 토론은 없고,  밥그릇 챙기기 바쁜 워크숍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워크숍이 끝난 뒤 술자리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김성태, 김학용, 권성동, 김태흠, 김선동, 민경욱, 지상욱 의원 등 친박 비박계 의원들이 두루 참석했고, 또 재선 출신의 김재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도 동석했다.

이 회동은 정진석 원내대표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제안해 연찬회가 열렸던 과천의 한음식점에서 술자리를 겸해 진행됐다.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는 연찬회에는 참석했지만 이 자리에는 다른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회동에선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몇 순배 돌고 의원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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