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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논의 1주일,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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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논의 1주일, 어디까지 왔나
  • 이정미
  • 승인 2011.11.10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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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통합 공식화되면 '묻지마 통합'론 변화는 불가피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혁신과통합 문재인 상임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만나 야권통합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철수 기자

 
10일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 3일 '민주진보통합정당'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며 야권통합에 나선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다. 야권통합은 어디까지 왔을까.

일단 손 대표가 '혁신과통합'을 비롯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만나는 등 '모든 것을 걸고' 야권통합에 매진하고 있는 데다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역시 공식,비공식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특히 9일 손 대표와 문 대표는 오찬회동을 갖고 야권통합의 필요성에 공감을 확인한만큼 야권통합은 일단 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통합 논의의 핵심인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은 야권통합의 기본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미묘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으며, 또 다른 주체인 야3당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대통합'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부 반발 있으나 야권통합 속도론 우세

특히 민주당은 야권통합 로드맵을 놓고 '투트랙'이냐, '원샷' 전당대회냐는 논쟁으로 인해 내부 균열을 보이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들은 선(先)민주당 전당대회-후(後)통합경선을 주장하며 손 대표의 통합경선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당 지역위원장들의 반발도 큰 상황이다. 아직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통합 이후 주도권을 잡아야한다는 의식에 바탕을 둔 '민주당 중심 통합론'도 나오고 있다.

당내 분열 양상이 보이자 손 대표가 '지도부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지만 당내 이견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야권통합 로드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부 이견을 조율하고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한 현실이다.

손 대표는 야권통합을 빠른 속도로 밀고가면서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12월 18일로 야권통합 시기를 못박아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여유가 없는데다 통합이 속도를 내면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야권통합에 올인하는 것은 손 대표의 정치인생에서도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다. 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 최고를 누르고 당선되었고, 분당을 재보선 승리로 유력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올랐지만 곧바로 문재인, 안철수 등 경쟁자들이 급부상하면서 손 대표는 대선주자 1위를 지켜내지 못했다. 손 대표로서는 이번 야권통합이 승부수가 될 수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손 대표는 임기만료전에 야권통합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대선불출마라는 배수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과통합, 민주당과 통합하지만 외연확대 고민

혁신과통합 역시 야권통합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지만 이를 주도할 정치력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혁신과통합은 민주당과 통합전당대회를 열 경우 민주당 당권주자들과의 경쟁을 해야한다. 이 때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자연스레 지도부 구성이 경선이 아닌 추대방식이 되야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이는 '지분나누기'로 비춰질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 내에서 통합과혁신에 대해 '영입대상이지 통합대상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민주당과 혁신과통합만의 통합으로 끝날 경우 '민주당+알파'에 그쳐 통합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이번 10.26 재보궐선거를 통해 기성정치권이 아닌 제3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를 확인한 만큼 혁신과통합 입장에서는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외연확대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혁신과통합의 고민은 속도전을 바라는 손 대표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오찬회동에서 손 대표가 12월 17일 통합전당대회 일정을 제의하자 문 대표는 "지금은 진보정당의 참여 등 외연을 확대할 때"라고 답변했으며, "이번 주말에라도 통합에 참여하고자 하는 정당,세력,개인들이 모여 연석회의를 열자"는 손 대표의 제안에 문 대표는 "통합에 참여할 뜻을 밝힌 쪽보다는 통합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정당,세력,개인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보정당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을 강하게 의식한 셈이다.

야3당, 진보통합에 우선 입장 확고

야권대통합을 놓고 민주당이 내부 균열 양상을 보이고 혁신과통합의 고민이 깊어지는 출발점은 야권통합의 대상인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물론 '친노'라는 기반을 가진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정당과는 조금 다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당사를 찾은 혁신과통합의 대표단을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제한 없는 논의를 하는 자리로 '제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가 만들어진다면 이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야권통합논의에 함께하겠다는 말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엄격히 따지면 '제한없는 논의'라는 전제를 달아 정권교체를 위해 대화할 뿐 야권통합논의는 아니다라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유 대표는 진보통합에 동참하겠다는 뜻과 함께 민주당 중심의 통합에는 반대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어 야권통합 논의에 힘을 실을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유 대표의 "진지하게 경청하고 내부에서 논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말에서 진보통합 경과와 야권통합 논의 진행에 따라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손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직후 "진보통합에 매진하겠다"며 야권통합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한 뒤 아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 등 진보신당 탈당파들 역시 진보통합에 매진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를 주축으로 한 진보통합이 공식화되면 야권통합 논의도 '묻지마 통합'에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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