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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중앙위 지도부-비주류 충돌 결론 못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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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중앙위 지도부-비주류 충돌 결론 못내려
  • 이정미
  • 승인 2011.11.2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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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끝에 27일 중앙위 재소집....중도통합 중대 기로에
야권통합을 놓고 민주당이 내홍에 빠졌다. 민주당은 23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야권통합 승인 절차를 거치려 했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6시간 30분 동안의 마라톤회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결국 27일께 중앙위원회를 재소집하는 것으로 끝냈다. 민주당이 자체의 의사결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함에 따라 12월 17일로 예정된 중도통합 정당의 출범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결론 내리지 못해

이날 중앙위는 민주당의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절차였다. 원래 정당의 해산과 합당은 전당대회에서 결정하는데,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중앙위에서 전당대회의 권한을 인수하고 또 이를 최고위원회에 위임할 예정이었다. 통합과 관련한 일체의 권한을 최고위에 집중시키려 한 것이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비주류는 당 지도부의 통합 추진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면서 반발했다.

4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이날 회의는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당사 외벽에 붙어있는 현수막에는 '60년 정통성 있는 민주당을 지키자', '지도부 총사퇴'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 당원들의 반발 정서를 드러냈으며, 광주에서 버스를 타고 함께 상경한 당원 100여명이 오후 2시경부터 중앙위 회의장을 절반가량 차지해 지도부와의 일전을 예고했다.

오후 4시, 중앙위원과 당원들로 회의장 안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찬 가운데 중앙위가 시작됐으나 시작부터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부터 일부 당원들은 “손학규 물러가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잠시 혼란이 이어진 뒤에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통과를 규탄하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했지만, 본래 주제인 야권통합 안건이 상정되자 여기저기서 고함이 이어졌다. 일부 당원들은 연단위에 올라가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 31명이 찬반토론에 나섰는데, 토론 도중에도 고성과 야유가 심심치 않게 이어졌다.

손학규 대표는 “시민세력, 노동 복지 세력이 민주당의 대통합 요청에 행동으로 화답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중심세력으로서 모든 세력들을 통 크게 품어 안고 더 큰 민주당 더 강한 민주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것은 원천적으로 의안이 안되는 것”이라며 “언제 한번 토론해 봤나, 오늘이 처음”이라며 지도부를 공박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은 필요하지 않다”고 공격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우리는 N분의 1이 됐다”며 지도부가 사실상 물밑에서의 지분 협상을 통해 민주당의 주도성을 약화시켰다고도 비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안철수 교수가 새로 생길 당에 들어오지 않고 새로운 당을 만들면 거기에 또 흡수통합 당할 것인가”라며 “코끼리를 해체해 개구리 입에 넣어주는 식”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당권파의 반론도 이어졌다.

문학진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 맞서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며 “당권 주자들이 한 판에 모여 완전국민경선을 해야 한다”고 지도부가 내놓은 ‘통합전당대회’를 옹호했다. 신기남 상임고문도 “통합신당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통합 일정과 방식에 대한 협상권한을 최고위에 위임하자”며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찬반 논란이 맞붙으면서 정작 야권통합과 관련된 세세한 일정은 논의되지 못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당내 절차의 핵심으로 삼았던 중앙위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오는 27일의 중앙위는 민주당 지도부의 운명과 야권통합의 분수령을 가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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