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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수혈'로 끝난 민주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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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수혈'로 끝난 민주통합
  • 이정미
  • 승인 2011.12.16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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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불참에 대표경선 흥행도 미지수… 외곽 자원 흡수엔 성공
▲  13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참가한 통합 수임기구 합동 상견례가 진행되고 있다.    © 김철수 기자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통합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는 말처럼 국민적 관심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연초부터 야권대통합을 주장해 왔고, 특히 지난 10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직접 나서서 본격적인 통합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통합은 당내 진통만 노출하면서 결국 '혁신과통합(이하 혁통)'과의 당대당 통합에 한국노총이 정책공조 형식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처음부터 진보정당의 합류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은 차지하더라도 결국 통합 논의 초기부터 나오던 호남+친노, 즉 '열린우리당의 재현'이라는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당 의사를 미루면서 무당파의 합류 가능성도 떨어진 상태다.이런 한계는 지도부의 윤곽에서 더 뚜렷하다. 당내외의 관측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 경합에는 한명숙 전 총리가 1강,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3중을 형성하고 있다.

문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인사인데다가, 문 대표조차 ‘친노’ 이미지가 강했다는 점에서 크게 외연이 확대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현재 합의된 통합 경선 룰에 따를 경우 나머지 지도부 역시 민주당 소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 당명의 약칭이 ‘민주당’으로 정해진 것도 다소 아쉬운 점이다. 혁통과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민주진보당’ 계열의 명칭을 선호했는데, 민주당 내부 진통 과정에서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당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은 것은 타격이 크다. 그간 야권통합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등 통합행보를 같이해오던 박 시장은 최근 통합정당의 입당과 관련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박 시장은 "(입당이) 쉽지 않은 문제"라며 "새로운 정치의 모습, 정당의 모습이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현재 진행되는 통합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정치권 외곽의 정치자원 흡수에는 성공...대표 경선 흥행에 기대감

물론 실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친노’ 인사들이 다시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게 됐다. ‘친노’ 진영의 민주당 합류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부터 시작돼 이번 통합으로 사실상 완료된 상황이다. 또 박 시장과 함께 시민사회 진영을 대표해왔던 이학영 YMCA 사무총장이 합류했고, 무소속으로 남아있던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이 1997년에 이어 또 다시 합류한 것은 집권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또 민주당은 대표 경선에서 대규모 ‘흥행몰이’를 계획하고 있다. 30만 이상의 선거인단을 조직해 명실상부한 ‘국민참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의 당비 당원 12만을 당연직 선거인단으로 한 데다, 문성근 대표의 백만민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흥행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통합 관계자들의 공언이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연말연초에다가, 한 전 총리가 일찌감치 선두 주자로 나서면서 이변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높지 않지 않다는 게 약점이다. [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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