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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위기 청소녀 ‘특별 거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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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위기 청소녀 ‘특별 거리상담’
  • 오윤옥 기자
  • 승인 2013.08.0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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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 노원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신촌역, 동대문문화역사공원역 진행
서울시는 여름방학을 맞아 가출 청소녀가 노숙, 성폭력, 성매매 등 위기 상황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기청소녀를 위한 ‘여름방학 특별 아웃리치’를 1일부터 한 달 동안 실시한다.

‘아웃리치(out reach)’는 가출·거리배회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가정복귀를 돕거나 유해환경에 빠져들지 않고 안전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구호활동이다.

여름철에는 노숙하기가 다른 계절에 비해 쉬워 거리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의 수가 늘어난다. 게다가 여자 청소년들의 경우 안전하지 못한 거리생활로 성폭력 및 성매매 등 위험 상황에 더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2010년) 가출 청소녀는 13,462명으로 남성 청소년 8,825명에 비해 1.5배 더 많게 나타났으며, 신고 되지 않은 가출인원은 연간 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긴 장마로 인해 노숙도 어려워진 위기 청소녀들은 청소년 야간출입금지 업소인 PC방이나 찜질방에서 신분을 속이고 밤을 보내기도 한다. 더욱이 돈이 없는 청소녀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공중화장실이나 아파트 계단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일시지원센터에서 만난 이모양(18세)는 “요즘 비가 계속 와서 PC방이나 찜질방에서 보냈는데 어제부터 돈도 떨어져서 빌라계단에서 잤어요. 옷도 다 젖고, 모기한테 계속 물리고, 춥고 너무 찝찝했어요”라고 말하며 일시지원센터에 오자마자 옷 세탁과 샤워를 했다.

이에 시는 청소년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위태로운 거리생활을 하는 위기 청소녀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인 ‘이동형 아웃리치’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동형 아웃리치는 먹을거리와 응급약, 기관 정보 안내지 등을 직접 준비해 공원이나 공중화장실 등 거리의 위기 청소녀들을 찾아다니며 1:1로 상담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서울시 5개 권역별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신림역(관악구), 노원역(노원구), 구로디지털단지역(구로구), 신촌역(서대문구), 동대문문화역사공원역(중구) 등에서 이동형 아웃리치를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야간시간대에 진행한다.

청소년들의 이동경로 및 거점지역을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청소년 성매매의 90%가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에 분포한다는 점을 감안하여(여성가족부, 2012) 최종 5개 지역을 선택했다.

이번 이동형 아웃리치는 공원 등 거리 곳곳 뿐 아니라 PC방, 찜질방, 24시간 만화방 등 위기청소녀가 밤을 지샐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위기 상황에 있는 가출청소녀를 조기에 발견해 위기 개입하고자 한다.

신림역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노원역 및 구로디지털단지역 등은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2인1조로 구성된 전문상담가들이 가출청소녀들을 직접 찾아간다.

한편 기존에 실시하던 신림역, 천호역에서는 매주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정기 아웃리치’도 진행된다. 여름방학 시즌에는 또래끼리 놀러간 휴가지 등에서 평소보다 성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을 예상해 이에 대처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성교육 및 성폭력, 성매매 예방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3년(2008~2010년)간의 성범죄 통계를 살펴보면 여름철 성범죄 비율이 평소보다 평균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녀들의 눈높이에 맞춘 성폭력 예방교육, 자기방어 훈련, 위기상황 대처요령과 구체적 대처방법과 관련된 사례 등을 통한 성매매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 상에서는 가출·성매매 경험이 있는 온라인 동료상담가가 가출 등 위기 상황에 있는 청소녀를 적극 발굴하고 이야기를 건네는 등 일자리를 찾기 힘든 청소녀들이 여름 휴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에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

온라인 동료상담가들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모바일 채팅사이트에서 실시간 채팅 상담을 통해 가출 및 성매매의 위험성을 직접 알리고,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녀들에게는 긴급지원을 실시한다.

‘온라인 동료상담가’는 가출·성매매 등의 경험이 있고 현재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선발, 상담 교육을 이수한 후 전문상담원의 지도 하에 모니터링과 상담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이들은 가출 청소녀들에게 새로운 모델링의 역할과 함께 멘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번 ‘여름방학 특별 아웃리치’를 통해 가출한 위기 청소녀를 조기에 발견하고, 위기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가출의 장기화와 성매매 유입을 방지할 계획이다.

더불어 오는 16일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 및 청소년 쉼터 등 46개 청소년 시설이 참여해 서울시 전역에서 동시에 실시하는 더욱 확대된 ‘위기 청소년 연합 아웃리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위기 청소녀 전용 일시지원센터를 오는 9월 전국 최초 가출·성매매 위기 청소녀 치유를 위한 ‘서울시립 청소녀 건강센터’를 설치, 전문진료 및 심리치료, 건강교육 등의 통합적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여름, 긴 장마와 무더위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가출 청소녀들이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게 되었다”며 “서울시는 위기 청소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여 이들이 당면한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며, 위기 청소년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더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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