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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500년 넘은 '노송' 고별식 치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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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500년 넘은 '노송' 고별식 치르기로
  • 김재하
  • 승인 2013.12.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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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명승 '신목' 재선충병 감염...'산방덕' 조각으로 재탄생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중턱에 자리한 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노송이 마지막 고별식을 치른다.
 
23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사계리마을회(이장 송종필)는 오는 24일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로 고사된 산방굴사 앞 노송을 베어내기전 고사를 지내기로 했다. 
 
고사는 산방사 주지 벽공 스님이 맡아 불교의식으로 치러진다. 산방사 6명의 스님들이 오전 8시 50분부터 1시간 가량 산신제를 연뒤, 10시부터는 사계리마을회가 고유제를 진행한다.

수령 500~600년으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탐라순력도 산방배작(山房盃酌)에 그려질 만큼 유서깊은 노송으로, 마을주민들이 신목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오랜세월 자리를 지켜온 산방산의 상징인 이 노송은 재선충병으로 인해 지난 8월부터 점차 붉게 물들어가다 최근 고사됐다.

이 소나무는 이날 도끼로 나무 밑부분을 3차례 내리찍는 의식을 진행한 뒤 내년 신구간 내로 완전히 베어낼 예정이다. 베어낸 소나무는 산방산의 수호신 역할을 할수 있도록 '산방덕' 조각상으로 부활시킬 예정이다.

산방덕은 인간세상으로 와 고성목이라는 청년을 만나 부부가 됐는데, 어느날 고을 사또가 산방덕의 미모에 반해 그의 남편에게 없는 죄를 씌워 잡아다 옥에 가뒀고 그 마저 잡아들이려고 하자 산방굴로 몸을 피한 뒤 남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 돌이 됐고, 산방굴사 천정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이 바로 산방덕의 눈물이라 전해지고 있다.

또, 이 소나무에 붙어사는 멸종위기 식물인 '지네발란'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소나무를 완전히 베어내기 전 주변 암벽으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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