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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남민항 유치 필요성, 차고도 넘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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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남민항 유치 필요성, 차고도 넘칠까?
  • 지유석
  • 승인 2021.06.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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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실효성 의문, 주민 반대도 변수

[동양뉴스] 지유석 기자 = “환황해 시대를 맞아 서해안과 대한민국의 미래,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충남민항 건설은 절대적이다.”

지난 11일 오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충남민항유치추진위원회’(민항유치추진위) 발대식에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강조한 대목이다.

이날 양 지사는 사뭇 결연한 의지로 충남민항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산민항·충남공항의 설립 필요성과 당위성은 차고도 넘친다”는 발언은 양 지사 발언의 정점이었다.

이날 발대식엔 맹정호 서산시장, 황명선 논산시장, 김명선 충남도의회 의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 등 지자체장과 지역 정치권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도단위 지자체 중 충남만 민항이 없다”는 식의 충남 홀대론까지 들먹이며 민항유치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정말 충남민항 유치 필요성이 차고도 넘치는지는 분명 따져볼 문제다. 충남도가 민항 유치를 위해 내세우는 명분은 ▲소요예산 509억원으로 타 공항에 비해 적은 비용 ▲환경 피해 최소화 ▲충분한 수요와 높은 경제성 ▲국내외 관광 수요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인구 유입 등이다.

먼저 예산부터 살펴보자. 509억원 예산은 기존 군비행장 1190만㎡에 계류장, 유도로, 진입도로 등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공군기지 소음피해를 호소해왔다. 2019년 11월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이 제정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내년 8월부터 보상을 받게 된다.

서산공군기지 인근인 웅소성리 주민 A씨는 “군소음보상법은 보상금액을 제1종 구역의 경우 월 6만원, 제2종 구역은 월 4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지급 기준이 까다로워 보상 대상에 포함될 주민은 많지 않을 뿐더러 군 비행장 소음에 따른 주민고통과 부동산 등 재산 가치 하락에 비하면 턱없는 액수”라며 보상 규정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민항이 들어서면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서산시나 충남도가 이주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맞서 싸우겠다. 웅소성리엔 100여 명이 사는데 이 중 15명 주민이 이미 민항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민항유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민항을 유치할 만큼 관광 수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민항유치추진위는 발대식에서 발표한 공동결의문에 “해미 국제성지 지정,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 등 충남 서해안권의 국가 관광 거점화,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산업발전 수준을 고려하면 충남민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여행·관광 산업을 거의 황폐화시켰다. 비록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조심스럽게 해외여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백신접종자를 대상으로 단체여행만 가능할 전망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관광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지는 의문이다.

[충남=동양뉴스] 지유석 기자 = 11일 오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충남민항유치추진위원회’(민항유치추진위) 발대식이 열린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 등 참가자들이 충남민항 유치를 염원하며 종이비행이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11일 오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충남민항유치추진위원회’(민항유치추진위) 발대식이 열린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 등 참가자들이 충남민항 유치를 염원하며 종이비행이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충남도만 없으니 공항유치 당연하다?

도 단위 지자체 중 충남만 민항이 없다는 논리는 헛웃음을 짓게 한다. 인천공항을 제외하고 전국에 14개 민항이 운영 중이다. 이중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흑자를 낸 곳은 김포, 김해, 제주 공항 세 곳 뿐이다.

이 기간 무안공항이 618억원으로 가장 큰 누적적자를 냈고 여수가 그 뒤를 이었다. 무안, 여수, 울산 공항 3곳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 청주공항도 2016년 2억원 흑자를 냈을 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다. 충남민항이 과연 흑자를 자신할 수 있을까?

충남민항 유치에 반대하는 쪽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저간의 상황은 이 같은 의심을 더욱 짙게 한다.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언제 충남민항 유치를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국토부 담당자는 지난달 본보 기자에게 “서산민항 건설 계획은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의 일환으로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입장을 전했었다.

요약하면, 차기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와중에 지역 지자체장들이 충남민항이라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도로 비칠 여지가 충분하다는 말이다.

충남도와 각 지자체에 당부한다. 장밋빛 사업전망을 선전하며 전시정 행사에 골몰하기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에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 더구나 충남민항 유치 예정지인 서산공군비행장은 성폭력 사건으로 여군 부사관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실효성이 의심스런 민항 유치보다 지자체 차원에서 군대 내 부조리를 바로 잡을 방안은 없는지 고민하는 편이 지역을 위한 행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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