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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홍기정 교수팀, ‘태풍 카눈’이 ‘귤나무이’ 함께 데려올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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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홍기정 교수팀, ‘태풍 카눈’이 ‘귤나무이’ 함께 데려올까 예의주시
  • 강종모
  • 승인 2023.08.09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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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천대학교 제공)
(사진=순천대학교 제공)

[순천=동양뉴스]강종모 기자 = 국립 순천대학교(총장 이병훈) 농생명과학과 홍기정 교수팀은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태풍 ‘카눈’이 강한 바람으로 감귤 황룡병의 매개충인 ‘귤나무이’ 집단을 한반도로 함께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귤나무이(Diaphorina citri Kuwayama; ACP)가 식물방역법상 유입이 우려되는 중요한 해충으로 지정된 것은 감귤을 쇠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세균병, ‘황룡병(huanglongbin; HLB)’을 매개하는 매개충이기 때문이다.

식물체의 체관부에 한정된 세균인‘Candidatus Liberibacter asiaticus’가 HLB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감귤 산업에는 재앙에 가까운 괴멸적인 병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경우 ACP와 HLB가 유입될 경우, 감귤 산업에서 매년 466백만 호주달러(약 4000억원) 가치의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로 HLB는 호주의 감귤 산업을 위협하는 가장 우선순위의 외래 병원균 중 하나로 간주 되고 있다.

순천대 홍기정 교수팀은 최근 ACP와 HLB의 창궐에 ‘태풍’과 같은 자연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해외 사례가 보고되면서, 6호 태풍 카눈의 북상과 맞물려 감귤 농가와 방역 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는 병과 매개충이 존재하는 이웃 국가인 파푸아뉴기니에서 토러스해협(Torres Strait)을 사이에 두고 약 150km 떨어진 호주 북부로 강력한 열대 사이클론과 풍속 증가가 ACP의 유력 유입 경로로 판단되고 있으며, 그 예로 열대 사이클론인 ‘Winifred’와 관련된 서태평양 지역으로부터의 대기 흐름에 의해 ACP와 유사한 ‘나무이’의 일종인 leucaena psyllid가 호주 북부로 유입된 사례를 들고 있다.

(사진=순천대학교 제공)
(사진=순천대학교 제공)

또한, 미국 플로리다에서도 허리케인과 관련된 ACP의 장거리 이동(90~145km)을 HLB의 급속한 확산 근거로 가설을 세웠으며, 실제 지난 2008년 7월 허리케인 Cristobal 발생 후 그해 8월에 앨라배마, 조지아,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로 HLB가 확산된 사례가 있다.

일본에서는 HLB가 오키나와에서만 발생되었으나, 지난 2003~2005년 사이에 가고시마현의 요론토(与論島), 오키오에라부지마(沖永良部島), 토쿠노시마(德之島) 및 키카이지마(喜界島)에서 발생이 확인되었으며, 최근에는 그 매개충인 ACP가 큐슈 지방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순천대 홍기정 교수는 “오는 10일쯤 경남 해안에 접근할 것으로 예보되는 태풍 카눈은 최대풍속 35m/s의 강한 바람과 함께, 이전 태풍들의 경로와는 매우 다르게 ACP가 발생하고 있는 일본 가고시마현의 남부 섬들을 강타하고 올라오고 있어 감귤 황룡병의 매개충인 ACP 개체군을 대량으로 몰고 와 국내 감귤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며 “따라서 태풍 카눈이 지나간 이후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방에서 오렌지자스민 식물체 등을 이용해 농업 관련 방역 기관의 발빠른 조기 탐지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홍기정 교수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줄무늬잎마름병을 매개하는 ‘애멸구’ 개체군, 옥수수를 가해하는 ‘열대거세미나방’ 등 많은 해충이 강력한 바람이라는 ‘비생물적 경로’를 통해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추가 역학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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