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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가족의 변화, 그 시작과 끝-노후생활을 망치는 적 '아들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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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가족의 변화, 그 시작과 끝-노후생활을 망치는 적 '아들딸'
  • 김원식
  • 승인 2023.08.28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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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상 박사&송유미 교수의 '우리 家 행복한 家'
이제상 박사.
이제상 박사.

[동양뉴스] 베이붐 세대(1955~63년)의 은퇴가 한창 진행중이다.

태어나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와 같은 표어나 구호를 보고 듣고 자랐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에 영향을 받고, 사교육의 심화로 높은 교육비의 부담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2명 내외의 자녀를 두었다.

유년시절 가난을 경험하고 부모의 교육열을 보고 배운 이들은 가난의 굴레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자녀교육에 열을 올렸고 자신들의 부모를 봉양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장남이 부모를 모시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른 형제들도 직·간접적으로 부모 봉양에 참여했다.

◇ 부모부양·자녀양육에 매진, 노후준비 못해

그런데 이 세대는 부모 봉양과 자녀 교육에 매진해온 탓에 자신의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부모 봉양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해 왔으나, 정작 이들은 봉양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그들의 자녀가 고용 불안과 높은 주택가격 등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형제자매가 많지 않은 자녀들은 부모 봉양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게 됐고, 수명이 길어진 부모를 봉양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이들은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길을 찾기 시작했다.

이들의 자녀 세대도 1~2명만 낳는 경우가 많아 그들 역시 노후에 자녀의 도움을 받는 일은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

출산율이 2022년 0.78명까지 떨어져 국가 소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핵가족화가 확산되면서 부모를 봉양한다는 인식 자체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고, 이제 모든 세대가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보편적인 복지사회가 구현되어 국가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날이 오지 않는 한 각자의 노후는 각자 해결할 수밖에 없는 세월이 되었다.

◇ 노인빈곤율 OECD 1위, 평균 2배이상

최근 은퇴한 어느 한 베이비부머는 “뭔가 열심히 살아왔는데 은퇴하고 나니 달랑 집 한 채 밖에 남은 게 없다.

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이 경우는 집이 한 채라도 있어서 다행인 상황이다.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 상태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노인빈곤율이 2020년 38.9%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5%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노인자살률도 2020년 인구 10만명당 41.7명으로 OECD 1위다.

생활고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어르신이 많다는 뉴스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 은퇴 후 경제적 자립도 높이는 게 우선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생활을 뒤늦게 준비함에 있어 주의할 것들이 많다.

무엇보다 은퇴자들이 빠른 경제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현재의 생활수준 유지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각오해야한다.

지금 기준으로 잘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가 나의 노후를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년 전만 해도 2억 원의 현금을 은행에 예치하면 월 200만 원에 가까운 이자소득이 발생해 노후를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모든 것을 백지 위에 놓고 은퇴 후에 어떠한 삶을 살지 설계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한다.

은퇴 전의 소비 수준은 잊어버리고, 은퇴 후 줄어든 소득을 토대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새로운 계획과 삶의 중심에는 경제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 노후생활을 망치는 적 ‘아들과 딸’

그러나 여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있다.

바로 자식, 아들과 딸이다.

자식만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사실상 노후 준비의 절반은 끝났다고들 한다.

자식들이 번듯한 직장을 구하고 결혼까지 했다면 부모로서 바랄 게 없다.

만약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결혼하지 못한 채 20대, 30대를 보내고 있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면, 노후 준비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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