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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의 연극 '오구' 노원문화예술회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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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의 연극 '오구' 노원문화예술회관 공연
  • 권용복
  • 승인 2014.06.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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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뉴스통신]권용복 기자= 개관 10주년을 맞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는 다음달 5일 강부자의 '오구'를 선보인다.

 

연극 '오구'는 우리가 늘 두렵게 여기는 '죽음'을 익살스러운 재담과 몸짓으로 코믹하게 그려내며 망자에 대한 슬픔을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춤추고 노래하는 연극이다.

 

'오구'는 죽음을 비극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를 통한 축제적 미학의 관점으로 다가간다. 그 축제적 형태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위로를 통해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이 개관 10주년을 기해 연극 '강부자의 오구'를 올리는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죽음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신드롬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연극적 방법으로 재조명하고자하기 때문이다.

 

 

'오구'는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보낼 때 무당이 부르는 노래이다.

 

죽은 자를 위한 마지막 이별가이자 사랑의 노래라고도 할 수 있다. 오구굿을 소재로 삶과 죽음의 고리를 신명나는 굿으로 풀어낸 '오구'는 팔순 노모의 죽음 타령으로 시작한다.

 

우리 할머니들 입버릇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내 빨리 죽어야지, 죽어야지' 노모는 아들에게 저승 갈 준비를 하게 굿 이나 시원하게 한 판 해달라고 떼를 쓴다. 이에 아들은 노모의 일생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굿판을 벌여준다. 가족과 동네 사람이 흥겨운 굿판을 열던 중 노모는 '나 갈란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죽음을 맞는다.

 

극이 보여주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상을 당한 우리 서민들의 현재 모습도 투영되어 나온다. 장례의식인 '염'과 초상집 풍경, 장례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코믹하게 연출된다. 곡소리와 화투 치는 문상객 등으로 떠들썩한 초상집에서 자식들이 유산 문제로 옥신각신 다투는 장면, 촌지 받고 과수댁과 눈 맞는 저승사자가 등장하는 모습도 나온다.

 

자식들의 싸움이 보기 싫었던 노모가 관속에서 벌떡 일어나자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는 모습도 압권이다. 죽음으로 인해 생긴 행사에 웃음거리가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아이러니한 연극이다. 

 

'오구'는 삶과 죽음의 깊은 경계를 신명 나는 굿 한판으로 녹여낸다.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무대의 분위기는 흡사 실제의 굿판을 연상케 한다. 혹은 정통 코미디극을 보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경직된 사회 속에 긴장의 삶 속에 우리는 정통 코미디나 굿판과 같은 풀어헤쳐지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연극은 주인공 황복례 할머니의 일상과 꿈 이야기, 지나온 인생의 에피소드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장례의식 동안 곡을 하고 고스톱을 치고, 축의금을 받고, 음식을 하는 등 초상집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을 보여준다.

 

먼 친척, 다방 여자, 선거 출마자, 백수, 각설이 등 다양한 문상객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슬픔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특히 재산의 상속 문제를 놓고 다투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씁쓸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오구'는 오는 7월5일 오후 2시와 6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공연안내는 홈페이지: www.nowonart.kr 전화: 02) 951-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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