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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갑문 애물단지에서 카누경기장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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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갑문 애물단지에서 카누경기장으로 변신
  • 김재하
  • 승인 2014.09.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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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앞두고 20년만에 가동, 성산내수면 활용가치 급상승


[제주=동양뉴스통신] 김재하기자 = 서귀포시 성산읍의 명물 중 하나인 한도교 갑문이 20년 만에 가동됐다.

강이나 호수가 없는 제주에 전국체전 종목인 카누 경기장이 없어 고심끝에 성산읍 내수면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25일 오전 만조를 기해 한도교 갑문 26개가 닫히면서 이곳은 바다호수로 변했다.

20년 동안 제대로 작동 한번 못했던 한도교 갑문이 제95회 전국체전 덕분에 제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3억8000만원을 들여 녹이 슨 철판 갑문 2기와 수문 24기를 교체하고 발전기를 정비, 이날  갑문을 성공적으로 작동시킴으로써 훌륭한 카누경기장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성산읍 오조리 내수면은 전국체전에서 6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카누와 카약 등 세부 종목에서 24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기장으로 변신하게 됐다.

대한카누연맹 측은 이곳이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대회를 치를 수 있고, 국제 규격의 코스를 갖추면서 전지훈련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전국에 있는 카누·카약 클럽이 290여개로 3만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각종 대회와 연습 장소로 제공하고 관광레저시설로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조리 내수면은 160만㎡로 수위를 조절하는 갑문 둑은 길이 160.6m, 폭 12m의 규모다. 상단에는 왕복 2차로 교량이 설치돼 있다.

한편, 한도교 갑문은 1994년 정부의 성산해양관광지구 개발의 일환으로 내수면에서 뱃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국비 80억원을 들여 설치됐다.

그러나 시운전 이후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가동을 하지 않아 갑문은 녹이 슬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갑문과 둑을 철거하고, 새 교량을 설치하려 했으나 199억원이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부담 때문에 사업을 포기했다.

특히 이곳에 갑문이 설치됨으로써 바닷물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악취가 풍기고 심지어 조개들이 많이 잡히는 속칭 '통밭알'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전국체전을 계기로 갑문의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면서 앞으로 성산포의 명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만조 시 갑문과 수문을 닫아 내수면에 바닷물을 채우면 평균 2m의 수심을 확보할 수 있다”며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등 경치가 수려한 오조리 내수면은 세계 대회 유치가 가능할 정도로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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