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창 금산경찰서 추부파출소장. |
얼마 전에는 60대의 여성이 전화기를 귀에 댄 채 파출소로 황급히 들어와 “서울 00경찰서 수사과장이라는데 확인 좀 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다.
순간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하고 전화를 건네받아 통화를 한 결과 해외에서 전화를 건 사기단임이 확인됐고 그 여성이 은행에 이미 계좌이체 수속을 밟은 것을 간발의 차로 피해를 막은 사례가 있다.
파밍이나 스미싱 등 방법이 달라지면서 사라진 듯 보이지만 최근 농촌지역은 수확기를 맞아 농민들의 수입이 있을 것으로 믿고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수법은 갈수록 교묘하고 과감해지고 있음을 그들과 통화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과거와 달리 그들은 실패한줄 알면서도 재차 전화를 거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전화를 이어받아 사기행각을 중단할 것을 경고하는데도 장시간 통화를 하면서 오히려 협박을 하는 등 대담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화상으로 2~3명의 경찰관이 번갈아가며 전화를 하는 등 경찰관임을 믿게 한 후 전화를 하면서 금융기관까지 가서 은행직원도 믿지 말라며 계좌이체나 송금토록 하는 것이다.
위 여성의 경우 전화를 받고 금융기관에 계좌이체 신청까지 해 놓고 이상하다 싶어 최종적으로 파출소에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기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손에는 통장과 신분증 그리고 돈을 찾기 위한 도장이 들려져 있어 순간 아찔했다.
그래서 매년 수확기에 농촌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경찰관 사칭 보이스 피싱에 대비해 몇 가지 당부 드리고 싶다.
우선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전화를 끊은 뒤 관할 경찰관서에 문의를 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전화를 먼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약 자녀들과 통화가 되지 않을 때는 더욱 당황해서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농촌지역 금융기관에서는 노인들이 많은 돈을 송금하거나 새로운 통장 개설을 하려고 방문했을 때는 사유를 묻고 의심해 본 후 필요시 경찰관서에 연락을 취해서 피해 방지에 노력해 주길 바란다.
보이스 피싱 수법이 아무리 다양화 된다 해도 당사자는 물론 금융 기관과 경찰 등 각자의 위치에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농촌 수확기를 틈탄 보이스 피싱이 어느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찾아온다는 것을 기억하되 특히, “송금 또는 계좌개설이나 이체를 요구하는 경찰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