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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내년 상장...'도민 항공사'와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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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내년 상장...'도민 항공사'와 멀어지나
  • 김재하
  • 승인 2014.12.0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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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100만주 무상증여 '성공적 투자모델' 평가...도민들 "설립취지 잊지 말라" 당부


[제주=동양뉴스통신] 김재하기자 = 국내 소형항공사(저비용항공사, LCC)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힌 제주항공이 내년초 증권시장의 유망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장에 앞서 제주도 또한 100만주(50억원 상당)를 무상증여 받는다.

애경그룹은 지난 20일 제주항공의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나서 이르면 내년 3월 상장 심사를 거쳐 상반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은 신주를 20% 발행하고, 최대주주 등이 가진 구주의 일부를 매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번에 제주항공이 상장하면 2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렇게 유입된 현금을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CC 중 상장 작업에 들어간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어부산 역시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지난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AK홀딩스가 지분 69.61%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애경유지공업이 16.62%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애경그룹이 86.23%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와 산업은행도 각각 4.54% 지분을 보유 중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8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제주항공에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자본금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당초 지분율 25%에서 4.54%로 낮아졌다.

2006~2010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제주항공은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순이익을 거뒀고, 올해도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3780억원, 영업이익 197억원, 순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의 7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국내선과 국제선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와 6%로 국내 항공업계 빅3에 진입했다. 지난 7월 첫 취항 이후 8년 1개월 만에 누적 탑승객 20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자체가 타당성 용역과 로드맵, 도민주 모집 등 힘든 과정을 통해 탄생시킨 항공사가 이처럼 성장함으로써 '성공적 투자모델'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제주항공으로부터 50억원 상당의 주식 100만주를 무상증여 받으면 제주도의 지분율은 9.1%로 높아진다.

이번 주식 무상증여는 2005년 제주항공 출자 당시 '제주항공 경영정상화 이후에 액면가 50억원 상당의 주식(100만주)을 무상증여 한다'는 협약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특히 제주항공 주식이 상장될 경우 현재 주당 장외거래 가격인 3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제주도가 얻는 이익도 그만큼 늘어난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규모가 커질수록 '도민 항공사'와는 멀어진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최대 주주이며 지배경영자인 애경그룹이 그동안 제주항공을 훌륭하게 키운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제주항공 설립취지를 까먹는 것은 아닌지 도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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