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자유북한 방송국과의 통화에서 "8월 28일 김정숙 동상을 등지고 있는 회령시 동명동에는 수해로 20세대가 집을 잃었다"며 "정부에서 방송차로 대피령을 내려주어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현재 까지 살 곳을 보장해 주지 않아 밖이나 역전에서 떠돌아다니는 세대가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살림도구를 전부 잃어 엉덩이를 붙이고 살 곳이 없어서 가까운 친척집에 얹혀사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 90년대 초에도 비가 많이 와 저수지가 불어나자 문을 열어놓아 살림집과 가축들이 물에 잠겼다"며 "아무리 고난의 행군시절이라고 해도 국가에서는 당시 농장부락에 임시 집을 지어주고 얼마간의 식량도 공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는 해당지역에서 자체로 해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못 하나 건진게 없는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한지(밖)에 나앉아 하늘만 쳐다 볼뿐이다"며 "직위 있는 사람들의 집부터 토피(진흙과 볏짚을 섞은 미장제)로 지어주다 흙이 없어 중단된 상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인민생활은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만 지고 꽃제비는 더 많아져 고난의 행군 때 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지 가늠이 안가는 상황이다"며 "먹을 것은 없어도 작은 보금자리는 있어 그나마 한 근심은 덜고 살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지금 이 땅에 미련이 없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평양에 민속박물관을 세우고 물놀이장은 세워도 우리 같은 작은 동네의 20세대는 아마도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날씨가 추워지자 오갈데 없는 사람들은 '이 더러운 세상에서 누굴 믿고 살아가나'고 한탄한다"고 덧 붙였다.
현재 중심도시를 제외한 북부지방의 수해복구는 자금난으로 전전긍긍할 뿐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했다.
저작권자 © 동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