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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고향으로 떠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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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고향으로 떠난 사람들
  • 김희년
  • 승인 2011.09.06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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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혜> 르포 형식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낸 항일독립투쟁사
우리나라의 최근세 100년사를 단군을 정점으로 하는 새 시각에서 재정립

<역사의 고향으로 떠난 사람들>(윤여덕 지음/도서출판 우리책)은 그 부제(副題)가 말해주듯 항일독립투쟁사 그 자체다. 한말 의병투쟁 이후 민족 종교인 대종교의 교주 나철의 순교를 신호탄삼아 무장독립투쟁의 화구를 열어젖히고 세계 전사상(戰史上)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청산리대첩을 시발로 해서 일제가 벌인 ‘피의 보복’ 경신대참변, 연해주의 4월 참변, 서간도 참변 등을 르포 형식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대종교와는 표리관계로 수립되는 임시정부(상해), 삼일운동에 앞서 무장투쟁의 기폭제(起爆劑)가 된 무오 대한독립선언, 임정수립의 지표가 된 대동단결 선언 등 역사적사건들의 발표시기의 선후 재정립과 함께 이 때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활약상이 파노라마처럼 다채롭게 펼쳐진다.

임오 교변으로 다시 겪게 되는 대종교의 모진 수난이 일제의 패망을 재촉하는 가운데 해방을 맞았으나 공산화된 중국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환국하게 되는데 돌아온 조국 땅에서 다시 세우려던 단군 민족관이 이번에는 기독교 세력의 방해(난동)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는다.
 
동북공정을 강행하고 있는 중국이 우리의 시원사인 치우를 비롯해 단군의 역사와 함께 고구려와 발해사까지 우리의 고대사 3천년을 송두리 채 앗아가려는 음모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렇게 사면초가에 몰린 단군과 그 역사는 결국 그 자손들의 손에 의해 다시 난도질당하는 혼미를 극한 상황에서 신앙으로서의 단군 이전에 조상으로 경모하는 역사적 단군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함으로서 단군숭모운동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다.

이와 같이 거금 한 세기에 걸쳐 일어난 민족사를 관통하는 중심축으로 단군을 설정하고 그를 모시는 단군전의 건립운동 또한 그 본류를 형성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게 해준다. 오랫동안 단군단체에 몸담고 있었던 저자가 단군운동을 총 정리할 목적으로 시작한 작업인데 결국은 우리나라의 최근세 100년사를 단군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에서 재정립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

이 저서의 특징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첫째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많은 부분 사건기사를 다루듯 감성적 문장으로 구성하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논증(論證)을 필요로 하는 대목에서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는 치밀한 논리를 구사하고 있다. 어려운 한자는 설명을 일일이 달아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했다.
 
둘째로는 새로운 발굴기사가 장마다 보석처럼 박혀 있다. 청산리 대첩의 요인분석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선(內線)작전의 비밀을 분석한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또 고토 회복의 대명사 다물(多勿)정신을 계승한 대종교의 핵심 종지 (안고기토(安固基土) 재 발굴, 나철의 이력 중에 나타난 오류(자신회를 친일 단체인 유신회로 잘못 전재) 발견, 무오독립선언 기초 작업 때 동원된 11인의 대종교인 발굴, 정훈모가 이끌던 친일 단군교의 마지막 실체 확인, 백포 서일 자결의 진상, 자유시 참변 이후 김좌진과 김종진이 한족사회에 동학사상의 마지막 불꽃을 지피고 직접 민주주의적 자치를 일시적이나마 실시했다는 새로운 사실, 단군민족관 건립을 폭력으로 좌절시킨 기독교 청년단의 정체를 40여년 만에 밝혀내는 등 특종기사가 전편에 넘쳐난다.
 
사건의 제목과 윤곽은 대충 알고 있으나 사건의 전모를 확실히 모르는 문제, 예를 들면 ‘하느님과 하나님’, 조식법과 폐식법, 정훈모의 정체, 나철과 이기의 관계, 환단 고기의 진위논란과 전승 유래, 한 민간인의 국제사법재판소 간도반환소송제기 아나키즘과 공산주의, 이극로와 한글전용문제, 김일성의 항일투쟁 실체, 박정희의 친일 논란 문제 등을 비교적 상세히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다.

끝으로 5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방대한 분량에 가위가 눌려 읽기엄두를 못내는 독자들을 위해 목차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목을 먼저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장(章,12 개)과 편(編,56개)마다 사건을 완결시키는 방법으로 엮어 놓았다. 이 점을 미리 알고 접근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윤여덕은?>
 
▲연세대학교 정외과 졸업, 한국일보 기자, 중앙일보 부장 역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편수위원.
▲(사)통일건국민족회 부회장(현)
▲(저서) <<쟁점으로 푸는 역사 이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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