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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돌고 돌아 결국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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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돌고 돌아 결국 나경원?’
  • 정웅재
  • 승인 2011.09.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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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가 결국 ‘당내’로 가는 분위기다. ‘돌고 돌아 결국 나경원이냐’는 푸념이 나오는 대목.

친박, 비토론 철회

▲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번 재보선이 확정되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사람은 나경원 최고위원이다. 나 최고위원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시장에 밀려 후보로 나서지 못했지만, 당내의 유력 차세대 주자인 원희룡 의원을 누르고 오세훈 시장과 경합을 벌였다. 그 이후 나 최고위원은 ‘차차기’ 주자로 주목받으며 위상을 높여왔다.

그러나 재보선 후보 논의에서 나 최고위원은 강력한 벽에 부딪혔는데, 하나는 ‘친박’의 비토였고, 또 하나는 홍준표 대표의 외부영입론이었다.
친박 진영은 나 최고위원이 이른바 ‘계백 장군’을 거론하면서 오세훈 전 시장의 선별급식론을 강경하게 찬성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전 시장의 빈자리를 오 전 시장과 똑같은 사람을 내세워서 이길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여기에는 ‘포퓰리즘 반대’를 앞세운 친이계의 당내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친박 진영의 유승민 최고위원은 “어떤 계파가 당내 어떤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비토한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사실상 비토론을 철회한 것이다. 유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나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뚜렷한 후보가 없다는 현실과 자칫 자중지란으로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 편으로 홍 대표 역시 외부 영입이 사실상 어렵게 된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애초 나 최고위원이 후보 물망에 오르자 “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며 직설적으로 ‘나경원 불가론’을 주장했었다.

홍 대표의 측근에 따르면 홍 대표는 정운찬 전 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 영입이 구체화되기 전에 ‘안철수 폭풍’이 불면서 외부 영입은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가가 많다.

7.28 재보선의 전철 따라가

홍준표 대표는 14일 “바람이 불면 풀은 눕는다”면서, “바람은 이번 주말 불고 나면 잠잠해지리라 보며, 당 지도부도 서울시장 보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준비하는 사항은 이번주 중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 발언은 이번 주말 정도로 후보군을 가시화하고 내달 초에 후보를 확정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나 최고위원이다. 일각에서는 ‘중량급’ 외부 인사와의 ‘1대1’ 경선을 거론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돌고 돌아 나경원’이 되는 셈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나경원 최고위원으로 정리가 된다면 지난 7.28 분당을 재보선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갔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이미 출사표를 낸 상태에서 정운찬 전 총리를 전략 공천하기 위해 시간을 끌다가 결국 영입이 무산되면서 강 전 대표를 공천했었다. 강 전 대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는데, 당내 불협화음도 패배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중의소리=정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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