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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람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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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람이 힘이다
  • 류지일 기자
  • 승인 2012.12.2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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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우체국장 이완직
▲ 서대전우체국장 이완직  
1977년 맺은 우체국과의 인연이 벌써 삼십년을 훌쩍 넘겨 버렸다.

입사한지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우체국 생활이 익숙해져 갈 무렵 본부발령으로 상경하면서, 반드시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곳 충청지방우정청으로 다시 돌아오리라는 각오를 했던 것도 엊그제 일만 같다.

그때의 결심은 10년 후인 1997년 사무관 임관과 함께 청주우체국 창구과장으로 발령받고 다시금 충청지방우정청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현실로 이룰 수 있었다.

그 후 우정청 물류과장과 금융영업과장, 감사관 등을 지내며 공직생활 30년 만에 서기관에 임관되었고 정보통신국장을 거쳐 충주우체국장으로 취임하면서 처음으로 우체국장이란 직함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그 때의 설렘과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 듯하다.

취임시의 여러 가지 걱정에도 불구하고 충주우체국장 시절은 평상시 꿈꿔왔던 내 나름의 생각과 신념을 처음으로 펼쳐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충주와 대전둔산에서 3년여의 국장 경험을 쌓은 후 나름의 성과를 가지고 올해 1월 서대전우체국장으로 취임하였다.

그러나 초기에는 내심 적잖은 부담감과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서대전우체국이 관할하고 있는 대전 중구 지역은 과거 대전시의 역사, 문화, 행정의 중심지였으나 대전시청, 법원, 검찰정 등의 타지역(서구, 유성구) 이전과 2012년 충남도청도 내포신도시로의 이전이 확정되어 서대전우체국의 영업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대부분 우체국 일선에서 수십년간을 보내면서 자칫 타성에 젖어 있을지도 모를 관내국장과 간부진, 그리고 230여명의 직원 수가 말해주 듯 큰 조직이라는 점도 긴장감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취임 후 1~2개월이 채 지나지 않고서 깨닫게 되었다.

서대전우체국은 우려와는 달리 활기찬 직장분위기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유연한 태도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심 걱정의 대상이었던 관내국장들은 오랜 경륜만큼이나 능력도 출중하였고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젊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우정사업을 펼쳐 나가는데 환경적 요소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신념을 늘 지니고 있었기에 어쩌면 서대전우체국이 가지고 있는 그런 에너지가 반갑게 느껴진 이유일 것이다. 

이제 우체국장이란 직함을 가진지 4년이 조금 넘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지금껏 최선을 다해 왔고 조금씩 그 결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우체국 경영에 관한 나름대로의 신념을 밝혀본다.

첫째, 직원 상하간 또는 상호간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야할 것이다.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바로 그 조직을 이루고 있는 개개인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조직내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잠재된 개인의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서일 것이다.

둘째는 지속적인 의식변화를 통해 집배원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체국하면 국민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편지이고 집배원일 정도로 집배원이 우체국의 이미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움직이는 이동우체국이라 할 만큼 우리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집배원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자긍심을 높임은 물론, 우체국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집배원으로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 업무지식, 대고객 서비스마인드, 집배환경 등 집배업무 전반에 대해 짚어 보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꾸준히 마련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셋째,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우체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우정인의 궁극의 목표이다.

최근 경쟁적인 사업환경 속에서 고객서비스 수준의 향상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힘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양하게 변화된 고객의 감성과 요구에 항상 귀  기울이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업무전문성과 함께 서비스역량을 높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냉철한 자기반성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고객과 함께 부단히 호흡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 수준의 획기적 향상이야말로 우정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제1의 가치이다.

끝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의 마음속에는 항상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조직의 리더는 수많은 손을 거느릴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맹목적인 수많은 손이 아닌, 눈이 달린 손, 생각하고 실천하는 손을 가진 리더라고 생각된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직원 모두가  실천하는 눈과 손을 가지고 함께 희망과 행복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이 지금 국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이 아닐까 한다.

나는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 또한 행복한 직원들과 행복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세계속의 한국우정'이란 비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우체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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