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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공배마을자치회’ 사적비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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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공배마을자치회’ 사적비 제막식
  • 정효섭
  • 승인 2016.05.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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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동양뉴스통신] 정효섭 기자 =경남 함양군은 12일 지곡면 공배마을 회관 인근에서 임창호 군수, 공배마을자치회 사적비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양기석),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적비 제막식을 가졌다. 

13일 군에 따르면, 공배마을 자치회는 1924년 생겨난 자체조직으로 공동 작업을 통한 기금을 조성해 정미소 건립, 1953년 군내 마을단위 최초 전기가설 등 오늘날 잘 사는 마을을 선도하는 모범이 됐다.

높이 3m의 오석 재질의 사적비 앞면에는 ‘功倍自治會 事蹟碑(공배자치회 사적비)’라 쓰였으며, 뒷면에는 그동안의 활동이 담긴 비문이 새겨져 있다.

공배마을 자치회는 1924년 당시 마을주민 양기홍씨가 주도, 일제 폭정에서 벗어나 주민이 상부상조하고 미풍양속을 고취해 잘살아보고자 설립됐다.

마을발전을 위한 일념으로 공동모내기·공동풀베기 등으로 기금조성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공배자치회 깃발을 앞세우고 산과 들을 누비며 화목을 채취해 판매해 기금을 만들기도 했다.

자긍심으로 만든 깃발을 수상히 여긴 일제가 공배자치회를 반일단체로 규정하고 양기홍씨를 소환했으며, 양씨는 하지도 않은 반일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석방되는 말 못할 고초와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에도 일제의 감시와 박해는 되풀이됐으나, 자치회는 주민참여 덕분에 날로 번창해 초창기 20여명의 회원이 1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4배 이상 늘어나고 적립기금이 늘어나는 등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했다.

자치회는 새로운 농사기술보급, 공동작업으로 농사짓기, 잠업과 가축사육, 농한기 부업 등으로 주민 소득을 높였고, 외지인 소유의 농지를 공배마을주민 소유로 차츰 바꾸어갔다.  

기금은 마을회관과 정미소가 됐고, 길이 됐고, 경로당이 됐으며, 1953년에는 마을의 밤을 환히 밝히는 전기가 됐다. 함양군 마을단위로는 최초였다.

광복과 6·25한국전쟁, 수해 등 계속되는 재난과 흉년을 거치면서도 공배자치회는 함양군 여러 기관단체와 연계협력하며 지역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양기석 사적비 건립추진위원장은 사적비문 말미의 문구를 인용, “격동의 세월을 살아내면서도 주민이 상부상조하고 순풍양속을 잘 지켜 모범적인 마을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점은 길이길이 전승돼야할 아름다운 업적”이라며 “우리 공배마을 주민 150여명은 선현의 깊은 뜻을 길이 새겨 행복한 공동체 형성의 초석으로 삼고 세세손손 표본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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