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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두더지, 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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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두더지, 두디
  • 권용복 기자
  • 승인 2013.04.16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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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음악회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원일)이 어린이음악회 '땅속두더지, 두디'를 28일부터 5월 12일(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 올린다.
 
'땅속두더지, 두디'는 자극적이고 오락적이며 주입식 메시지가 범람하는 최근의 어린이 공연시장에 반기를 들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야심차게 제작한 유기농 어린이음악회이다.

아동·청소년극 전문 연출가 남인우가 연출을, 아이들의 내면을 극음악에 절묘하게 매치시키는 노선락이 작곡을, 베스트셀러 그림책 ‘먼지깨비’의 작가 이연실이 그림을 맡았다.

4세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땅속두더지, 두디'는 땅굴 모양의 공연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 두디캐릭터(사진/국립극장 )     ©동양뉴스통신=권용복 기자
꼭 객석에 앉아 보란 법 있나요

눕거나 뒹굴어도 좋은! 엄마 품처럼 편안한 무대

‘어린이 관객이 내는 소리가 음악의 일부가 되면 어떨까?’, ‘공연은 꼭 정면만 바라보고 관람해야할까? 다양한 방향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어린 아이들은 엄마 품에 누워서 보고, 신이 나면 일어나 춤출 수 있는 공연이면 어떨까?’ '땅속두더지, 두디'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땅속두더지, 두디'는 질서정연하게 나열된 의자에 앉아, 무대를 향해 앞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공연 관람 방법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한 색다른 공간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감상을 위하여 넓은 무대를 객석으로 양보하였으며, 객석에 딱딱한 의자가아닌 푹신한 쿠션을 깔았다. 또한 극장 전체 좌석의 절반만큼만 입장이 가능하다. 어린 아이들은 엄마 품에 안길 수 있고, 공연 중 신이나면 뒹굴 수도 있다.

쉿! 숨죽이고 귀기울여보세요

두디의 귀를 통해 듣는 ‘땅위 세상’의 기상천외한 소리들.

'땅속두더지, 두디'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에서 시작되었다. 음악과 이야기를 만든 노선락 작곡가가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환경 다큐멘터리가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것. 땅 속 동물들은 햇빛이 없는 곳에서 살다보니 시각이 약해지는데, 대신 청각이 엄청나게 발달된다고 한다.
 
만약 보거나 만지지 못하고, 들을 수만 있다면, 소리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쑥쑥 자라나게 되지 않을까? ‘어떠한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듣느냐’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다르게 들리고, 그에 따라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땅속두더지, 두디'는 자극적이고 화려한 시각적 요소를 배제하고, 순수한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하여 아이들이 품을 수 있는 생각의 범위를 넓혀 주고자한다. 아이들은 이번 공연을 통하여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리듬과 음을 가진 소리라면 모두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땅속두더지, 두디'에는 가야금과 거문고·해금·피리·장구 등의 전통국악기 외에 깡통·병뚜껑·플라스틱병·솜뭉치 등 일상적인 재활용품들이 악기로 변신, 연주한다. 서양 클래식과 재즈, 록 등의 장르를 국악기에 잘 어울리게 다시 만든 곡들을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생생한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림책 ‘먼지깨비’로 잘 알려진 이연실 작가의 독창적인 그림이 영상으로 펼쳐지고, 판소리꾼 민은경과 안이호가 나레이터이자 배우로 등장한다. 국립창극단의 신입단원으로 ‘서편제’의 어린 송화역을 맡아 극찬받은 소리꾼 민은경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시에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목소리의 소유자이다.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안이호 역시 연기력이 뛰어난 소리꾼이다. 이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해설자 역할은 물론, 극중 두디와 두두가 되기도 하고 두디의 할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두 배우의 움직임과 생생한 나레이션, 이연실작가의 따뜻한 그림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라이브 연주가 딱 맞아 떨어지는 묘미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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