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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민주당 전대 논의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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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민주당 전대 논의 본질은?
  • 이정미
  • 승인 2011.11.2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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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을 놓고 민주당 내부 갈등이 평행선을 걷고 있는 가운데 최대 쟁점인 민주당 전당대회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엎치락 뒤치락 민주당 갈등의 과정

애초 민주당은 통합절차를 놓고 지도부는 민주당 전대와 통합정당의 전대를 동시에 처리하는 '원샷 경선'을 주장하는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호남중진의원들과 '민주당을 사랑하는 의원 모임'은 당헌당규에 따라 '독자 전대'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 정당간 통합을 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통합 절차를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던 민주당은 22일 중앙위에서 고성과 야유가 오고가는 속에 6시간 반 동안 토론을 벌였음에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어진 25일 의원총회에서도 서로 삿대질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당내 갈등을 유감없이 노출했다.

그러나 27일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심야회동을 갖고 '12월 11일 또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의결한 뒤 내년 1월 통합전대를 연다'는 타협점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내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비춰졌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자랑스런 전통' 운운하며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박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아니지만 나도 건설적인 안이라고 했고 손 대표도 거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발언해 여지가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정장선 사무총장 역시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당내에서 논의를 충실히 해가는 절충점"이라며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갈등이 해결중에 있음을 전했다.

당내 갈등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음을 결정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날 오후 열린 원외지역위원장들의 기자회견이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12월 11일 또는 17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대의원 45%의 서명을 받아 전대 소집 요구서를 전대위원장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지도부를 믿을 수 없다"며 11일 전대 소집 요구와 함께 지도부 불신임,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요구했다.

갈등의 본질은 당권과 지분

지도부가 12월 11일 전대를 열겠다고 했음에도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왜 전대 소집 요구를 하게 된 것일까.

통합 절차상 민주당 전대 개최 여부를 놓고 벌어진 당내 갈등은 표면상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적 민주주의 문제로 보여진다. 그러나 더욱 본질적인 이유는 전대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느냐는 데 있다.

박 전 원내대표 등 당권주자들은 새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현 지도부는 새 지도부 선출없이 통합으로 가자는 주장이다. 어떤 지도부가 통합을 최종 마무리하느냐 문제는 통합정당에서의 지분을 어느정도 갖게 되느냐를 결정하는 한편 내년 총선 공천을 좌우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지난 주말 손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가 찾은 절충안은 '선 통합결의, 후 전대'로 민주당 전대를 열어 통합을 결의한 후 통합을 한다는 합의점을 찾았다. 전대 일정에 대해서는 양쪽 다 이견이 없다. 그런데도 완전히 합의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은 바로 민주당 전대에서 지도부 선출을 할 지 여부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전대 소집 요구를 하면서 안건으로 새 지도부 선출을 넣은 것 역시 통합 절차상 민주주의 보다 당권에 있음을 반증한다. 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호남권 중진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이 통합 이후 '호남 물갈이론'를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데서도 총선 공천과 지도부 선출 요구가 맞닿아있음을 읽을 수 있다.

결국 민주당내 갈등의 본질은 현 지도부가 통합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주도하자 당권과 내년 총선 공천권에 대한 불안을 느낀 비주류가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차적으로 민주당이 통합 이전에 독자 전대를 연다고 할지라도 지도부 선출로 이어지거나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물밑 거래가 합의되지 않는한 당내 갈등은 통합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9일 의총을 열고 통합절차에 대한 논의를 열 예정이며, 12월 11일 전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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