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6:44 (일)
北 권력투쟁? "김정은 후계체제 이미 확고"
상태바
北 권력투쟁? "김정은 후계체제 이미 확고"
  • 조태근
  • 승인 2011.12.20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학순 정창현 "지난해 당대회서 김정은 黨·軍 권력 자리잡아"
북한 조선노동당, 내각은 19일 공동발표문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영도자'로 칭하면서 후계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공동발표문은 "김정은 동지의 령도에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해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내 언론들은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해 "권력 승계 작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버지의 사망을 맞이했기 때문에 권력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조선일보)을 점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순순히 권력을 넘겨줄지 미지수"(연합뉴스)라는 분석에 "북한의 군부가 김정은을 견제하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려고 할 수 있다"(중앙일보)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정치와 김정은 후계체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체제는 이미 지난해 큰 틀이 마련됐기 때문에 권력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28일 44년만에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권력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백학순 연구위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들면서 이중 보호장치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선군정치와 핵개발로 위상이 커진 군에 대해 당의 권위를 회복시켰다고 해석했다.
 
백 연구위원은 "김정일 위원장 장의위원회 명단을 보면 당의 공식서열과 맞춰져 있다"며 "군에 앞서 당을 내세웠다는 것도 보면 상당히 전략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군(이용호 총참모장)과 당(최용해 중앙군사위원)에서 적절한 인물을 배치시켰다는 점도 들었다. 아울러 백 연구위원은 "김정은은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 당과 정보기관을 확실히 장악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민족21 대표)도 '민중의소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9·28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구도를 이끌어 갈 큰 틀을 마련해 놨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구도로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당대표자대회를 통해 후계자를 서포트할 수 있는 보좌세력을 다 마련해 놨고, 뒷받침 할 수 있는 3세대를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 19일에야 공표된 것도 북한 최고권력층이 김정일 후계체제를 재확인한 기간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백학순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심들이 다시 한번 후계에 대해 김정은을 '영도자'로 한다는 그동안에 합의를 재확인한 기간으로 봐야 한다"며 "이미 김정일 시대에도 그랬지만, 자기들 사이에서 최종 재확인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백 연구위원은 "당.내각 공동발표문에서 '영도자'라는 표현이 여러 번에 걸쳐서 반복할 정도였다. 그리고 장의위원회 구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김정은은 장례위원 중에서 카테고리도 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창현 교수도 "북한의 최고수뇌부, 즉 북쪽의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본다"며 "구체적으로 장례절차에서 시작해서 이후 김정은 영도체제를 어떤 방식으로 재편할 것인가에 합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두 전문가는 향후 김정은 체제에서 권력투쟁이 발생하거나, 향후 북한이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정창현 교수는 "단기적으로 혼선이 생기거나 상층부가 흔들리는 권력투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의 나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군부의 이용호 참모장이나 당에 김경희.장성택 부부, 두 축이 가동되면서 김정은을 옹립하고 보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학순 연구위원도 "김정은이 확실하게 후계자로 자리매김 되지 않았다면 공식 발표문에 김정은의 이름이 나올 수가 없다"며 "이에 비추어 보면 권력투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물론 김정은이 앞으로 정치를 잘못했을 때, 경제가 발전하지 않을 때는 여러가지 권력투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써는 기미를 찾기 힘들다"고 짚었다.

김정은의 나이 문제에 대해서도 백 연구위원은 "후계자 카테고리에 있는 사람이 김정은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미 정치구조 속에서 '영도자' 위치에 올라섰으므로, 아주 능력이 없어서 모든 것을 엉터리로 한다면 모를까, 주변의 조언도 있을테니 안정화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 본인이 권력의지가 있고, 주변에 김정은을 보필하는 게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맞다는 권력층이 있으면 김정은의 나이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 전문가는 북한이 향후 집단지도체제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현 교수는 "현재 북한의 체제상 김정은 유일체제로 간다고 본다"며 "다만 김정은이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위상 보다는 좀 더 '승계자', '계승자'의 역할이 강조가 되면서 정치적 카리스마가 아버지.할아버지 수준까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그것이 집단체제로 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집단지도체제는 북한의 운영원리와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학순 연구위원도 "집단지도체제로 가리라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빠른 속도로 나머지 아버지의 직위들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대내외적 상황도 김정은에게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백학순 연구위원은 "지금 김정은에게 특별히 대내외적인 환경이 나쁘지도 않다"며 "우선 대내적으로는 권력 안정과 관련해 김정은과 경쟁, 혹은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고 짚었다.
이에 더해 백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다가 사망한 상황이다. 또 김일성 주석의 출생 100주년이라는 점도 있다. 이런 것들이 김정은에게 플러스로 작용하는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대외적 여건에 대해서도 백 연구위원은 "미국과 핵협상이 이미 시작된 마당에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해 대결적으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 입장에서도 대내 안정화가 중요한데, 외부에서 특별히 대결적으로 한다면야 받아쳐야 하겠지만, 지금 미국 한국이 그럴 이유가 없다"며 "안정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민중의소리=조태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