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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상이 정치놀음에 휘둘리는 서울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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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상이 정치놀음에 휘둘리는 서울이 안타깝다"
  • 정혜규
  • 승인 2011.08.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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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교육감들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좌로부터 김승환(전북), 김상곤(경기), 민병희(강원), 장휘국(광주) 교육감.     ©민중의소리

진보교육감들이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애초 교육감들이 주장했던 '교육복지 차원에서 무상급식을 해야한다'는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발의하면서 정치권 논란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최근 "이번 주민투표에서 지면 한나라당이 망한다"며 총선, 대선을 앞둔 정치적 쟁점임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민투표를 홍보하는 1인시위를 벌이다 선관위로부터 피켓홍보 중지 명령까지 받았다.

이 상황을 지켜보는 다른 지역의 진보교육감들은 '한나라당의 정치놀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선 교육감 시대로 접어들면서 '교육복지', '의무교육'이 화두로 떠올랐으나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정파적 이해관계로 무상급식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걱정이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18일 "무상급식 자체가 학생 복지폭을 넓히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주민투표 대상이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취약점은 사회복지망이 허술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사회복지망을 악화시키는 선택을 하자는 것으로 이 점을 서울시 주민들이 충분히 읽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곤 경기교육감도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는 말 그대로 '주민의 뜻'을 묻는 행정절차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자신의 잘못된 신념에 대한 맹신, 과도한 정치적 행보에 이용한다는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행정 수장이 정치적 기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민들의 불안과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무상급식은 정치적 견해나 이념, 그리고 경제논리에 앞서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교육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학교 교육과정으로 여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 출신 교육감들은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 때문에 학생들이 복지차원에서 받아야할 혜택이 줄어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주민투표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것을 분명히했다.

민병희 강원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가지고 주민투표를 하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이번 투표를 계기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지 관점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교육감 역시 "이미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서울에서만 주민투표를 하는 것은 너무나 정치적이어서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이제 모든 것은 서울시민이 판단할 몫"이라며 "이번 주민투표 때문에 의무교육의 하나로 무상급식이 진행되는 것이 위축되거나 축소되서는 안된다. 곽노현 교육감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니 용기를 가지고 떳떳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중의소리=정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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