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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천시의 이율배반(二律背反)적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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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천시의 이율배반(二律背反)적 행태
  • 서한초
  • 승인 2022.09.2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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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뉴스] 서한초 기자 = 전남 순천시의 이율배반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순천시의 행정은 지금 온통 ‘경전선 우회’에 쏠려 있는 듯한 형국이다. 순천시청 인근에는 ‘경전선전철화 사업’을 변경하라는 플래카드로 가득하다.

지난달에는 서울시 용산 대통령집무실 코앞까지 찾아가 집회를 가졌다. 물론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가 내재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추석 명절을 맞아 관변단체들을 동원해 동시다발적으로 플래카드를 내거는 행위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추석 명절 기간동안 순천시는 명제의 충돌을 일으켰다.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경전선 도심통과 반대’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실에서 추석 명절 선물에 ‘순천 앤매실’ 매실액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플래카드가 나란히 내걸렸다.

◇ 순천시 민생은 ‘뒷전’

순천시의 이율배반은 민생(民生)에서도 드러났다. 추석 연휴 직전 인근 지자체인 광양시와 여수시에서는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했다. 여수시는 시민 모두에게 30만원씩을, 광양시는 시민 모두에게 70만원씩을 지급했다. 순천시는 0원이었다.

추석 명절 기간동안 주변 지인들이 순천은 돈도 많으면서 ‘0’원이냐며 약올리듯 말했다. 농담처럼 뱉은 말들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그 뒤에 사족처럼 붙은 말들이었다.

순천시는 시민들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민생은 뒷전이고 관제 데모에 시민들을 동원시키는 일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빈축이었다. 이 역시도 이율배반적인 행태라는 지적과 함께 말이다.

◇ 소름 돋는 평행이론

순천시의 관제 데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작금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을 소환해 낼 수 있다. 그때도 지금처럼 순천시청 인근은 물론 순천시 전역에 관변단체의 플래카드가 일제히 내걸렸다.

내용은 ‘순천대학교 공대 이전 결사반대’가 주를 이뤘다. 순천대학교는 학교의 명운을 걸고 공대를 광양으로 이전코자 했다. 반면 순천시는 상권이 죽는다며 공대 이전을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은 양분됐다. 서로를 불신하고 경계했다. 십 수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없다는 여론이다. 공교롭게도 14년 전과 지금의 시장은 동일 인물이다. 소름 돋도록 무서운 평행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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