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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말(言)과 글(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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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말(言)과 글(書)
  • 서다민
  • 승인 2024.02.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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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사월이면 밀림의 법칙(法則)에 순응하는 것처럼 승자(勝者)와 패자(敗者)로 판가름 날 총선(總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 들어 어느 것 하나 서로 경쟁(競爭)하게 하지 않는 게 없어 보인다. 이처럼 사는 일이 모두 남들과 경쟁하며 끌어간다고 생각 하니 의레껏 세상사 싸움판으로 변모(變貌)되어가는 모습에 젖어든다. 이제는 오직 경쟁 속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아시안 게임 축구 이후 선수들 간의 불화가 빌미가 되어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많은 말(言) 즉 글(書)이 오고 갔다. 우리네 삶 속에서 이제 말은 글로써 표현되며 각종 모바일을 통해서 때론 그 도(道)를 넘어서기도 하며 난무(亂舞)하고 있다. 말이란 그 가치가 태산보다 무겁다 했으며 바다보다 깊다고 했다. 또 한 세 치의 혀가 탈을 부를 수 있으니 항상 말을 조심할 것이며 한 맺힌 말은 오뉴월에도 찬 서리가 내린다고 하였다. 팔뚝에 완장(腕章)을 차고 허세(虛勢)를 떠는 말보다는 차라리 장터에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파는 노점상의 구성진 입담이 때론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은 책임질 수 있으면 말하고 그렇지 않으면 침묵(沈默)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일게다.

우리 자신을 포장(包裝)할 수 있는 유일한 것 중 하나가 말이 아닌가. 진실(眞實)한 말 한마디는 귀를 맑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 말 이 진실을 품게 되면 진실은 마음을 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진실한 말은 곧 믿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포장이 그럴싸한 상품의 속이 별반 시 덥잖은 것처럼 사람들의 화려한 말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가 세상 속에 살며 마음을 서로 나눌 때 말을 잘 다스려야 한다. 말 한마디에 풍년이 들고 흉년이 들 듯 부자가 되고 잘못하면 쪽박도 차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마음을 담아 말을 적게 하며 눈으로 말하거나 따뜻한 미소로 주고받을 때 비로소 살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歷史)란 말과 글의 역사가 아닐까. 씨앗은 말이기도 하지만 글로 표현되면 아름다운 문화(文化)를 꽃피우기도 한다. 이처럼 고운 말속에는 아름다움의 속내가 숨어있기에 말과 글에 화려한 옷을 입히기 이전에 진실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요즘은 빈말 즉 빈 글이 많으니 서로 못 믿어 싸우며 의심하고 책임보다 회피를 회피보다 변명(辨明)의 말들이 난무(亂舞)한다. 이처럼 그 가치를 상실하는 빈말이 많으니 서로 못 믿어 의심하고 싸우며 트집 잡거나 흉 잡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어 말은 마음의 집이다. 그 씨앗(말)을 소중히 생각하며 뿌리고 있는 것은 삶의 열매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이유일 것이다. 정겨운 눈길이나 살가운 미소가 가슴을 달구듯이 진실된 말은 그 감미로움을 더하여 동산에 무지개를 띄운다.

말과 글이 고우면 세상은 밝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말과 글을 가지고 거짓된 흥정과 거래를 하며 품을 팔아서는 안된다. 진실된 말은 우리의 가슴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말은 그 사람의 향기(香氣)이기에 화려함보다는 진실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속에 간직한 화려함과 더러움을 멀리하고 그 씨앗의 소중함을 간직한 채 아름답게 뿌려야 할 것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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