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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3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뇌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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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3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뇌관' 터졌다
  • 조태근
  • 승인 2011.09.20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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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가 19일 이탈리아의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했다     ©민중의소리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19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탈리아는 유로화를 쓰는 국가 중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국가로 이번 등급 강등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S&P는 이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단기 신용등급도 'A-1+'에서 'A-1'로 하향조정했고, 향후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S&P는 성명에서 이탈리아의 성장 전망 악화와 정치력 부재를 꼽았다.

S&P는 올해부터 2014까지 이탈리아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7%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탈리아 경제활동의 속도가 둔화하고 있어 정부의 재정적 목표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관련 지난 1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이탈리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에서 0.7%로 수정됐다.

S&P는 또 이탈리아 연정의 결속력이 취약하고 의회 내 정치적 이견으로 인해 국내외 어려운 거시경제 여건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정부의 능력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견해로는 이탈리아에서 도입된 조치들과 개혁조치의 이행 일정이 어려운 재정여건과 긴축프로그램의 여파 속에서 경기를 부양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패와 성추문으로 최근 지지율이 사상최저 수준인 24%까지 떨어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집권 연정은 부가세 인상과 연금 지급시기를 뒤로 미루는 내용을 담은 542억 유로(약 82조원) 규모의 재정감축안이 지난 14일 의회를 통과했으나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20%로 유로존 국가 중 디폴트 위기에 처해 있는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GDP의 4.6%로 다른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지만 8월 현재 1조 9120억 유로(2천896조 원)에 달하는 공공부채 규모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부채를 다 합친 것보다 크다. 이 때문에 '구제금융을 받기에는 너무 큰'(too big to bail out)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등급이 떨어지면 이탈리아의 국채 이자율이 올라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그리스를 구제하기에도 벅찬 유럽이 이탈리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10월 중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디스가 이탈리아에 부여한 국가신용등급은 최고등급인 'Aaa'보다 두 단계 낮은 'Aa2'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6월 17일 이탈리아 경제의 성장 리스크, 막대한 재정 적자, 유럽의 국가부채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이탈리아의 국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에 무디스 보다 한 단계 높은 'AA-'등급을 매기고 있다.
[민중의소리=조태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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